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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능력을 후회 없이 웃음과 감동을 주는 일에 쏟아내고 싶어요”



by  이수미 (sun@mediakhu.ac.kr)   


“아, 학교 가고 싶다~ 꿀방은 그대로 있나요? 여휴는요?” 일요일 밤, 개그콘서트 ‘생활의 발견’이라는 코너에서 헤어지는 연인의 상황극을 펼치며 전국민의 배꼽을 흔드는 사람이건만 무대 아래에서는 영락없는 여대생의 모습을 보이는 사람. 2년 전까지만 해도 TV 앞에 앉아 웃던 시청자였는데 지난해 KBS 개그맨 시험에 덜컥 붙은 뒤로 안방에 웃음을 전하려 종횡무진 하고 있는 재주꾼, 신보라(언론정보학 2006) 양을 만나봤다. 

(*꿀방: 정경대학 학생 휴게실, **여휴: 여학생휴게실)


개그콘서트, 생활의 발견? ‘보라’의 발견!

 

신 양은 현재 개그콘서트 ‘생활의 발견’에서 닭발집, 감자탕집 등 이별에 적절하지 않은 장소에서 이별하는 연인의 상황극을 펼치며 웃음을 주고 있다. 매주 아이디어를 짜내는 과정이 녹록치 않을 것 같은데, 아닌 게 아니라 매일같이 팀원들과 회의를 한단다. “남을 웃기는 일을 정말로 좋아하지 않으면 못할 거예요. 아이디어 내고 리허설 하는 과정이 힘들긴 하지만, 그래도 무대 위에 섰을 때를 생각하면 너무 좋아요.” 그러나 꿈꿔왔던 이상과 현실은 언제나 다른 법. 신 양이 생각했던 개그우먼 생활과 실제로 접해본 생활에도 차이가 있지 않을까. “무대에서의 모습은 상상과 꼭 같아요. 사람들에게 웃음을 줬을 때의 쾌감은 정말 상상 그 이상이거든요. 다만 사회초년생이다보니 사회생활이 만만치 않다는 것도 알게 됐네요.”
지난해 남자의 자격 합창단원으로 활동을 하면서 본격적으로 얼굴을 알린 신 양은, ‘웃긴데 노래까지 잘하는’ 개그우먼으로 입지를 다졌다. 그 후로 개그콘서트에서 ‘아홉시쯤 뉴스’, ‘슈퍼스타 KBS’, ‘생활의 발견’ 등의 코너를 힘 있게 끌어가면서 개그콘서트 제작진과 여러 언론매체로부터 개그콘서트의 ‘차세대 주자’, ‘히든카드’라고 불리기도 했다. 그에게 갑자기 쏟아진 수식어가 부담으로 다가오지는 않았을까. “부담스럽기도 하고, 감사하기도 하죠. 저는 무대 위에서 웃음을 줬을 때의 만족감은 있어도, 내가 잘한다거나 타고났다고 생각한 적은 한 번도 없어요. 한 가지 분명한 건 방송 활동을 하면서 계속해서 새로운 ‘나’를 발견한다는 거예요. 남자의 자격 합창단을 하면서 내 목소리가 사람들에게 감동을 줄 수 있다는 것을 알게 됐고, 생활의 발견을 하면서 연기로 웃음을 줄 수 있다는 것도 알게 됐어요. 저도 몰랐던 저의 모습을 하나씩 발견하는 재미가 있어 주변에서 칭찬하신 것 같네요.” 결국 사람들이 그에게 하는 이야기는 오늘보다 내일이 더 기대된다는, ‘가능성’이었다.


경희, 그녀의 영원한 베이스캠프

 

신 양과 같은 코너에서 상대역으로 나오는 송준근도 국제경영학과 99학번인, 우리학교 학생이다. ‘직장’에서 학교선배를 만난 소감은 어떨지 물었다. “송 선배는 요즘 졸업을 하기 위해 계절학기를 듣고 있어요. 학교 갔다 오면 ‘헐떡고개 넘느라 힘들었다’며 경희인들끼리 공감할 수 있는 말을 건네곤 하세요. 그럼 저는 ‘오늘 점심은 청운관에서 드셨냐’고 되묻곤 하죠. 사실 경희대 출신 개그맨이 꽤 많거든요, 우리학교 출신 개그맨들 모아서 ‘경희 family’를 만들자고 장난을 치기도 해요.”
학교 이야기가 나오자 그리운 것 투성이다. 건물 이름만 들어도 추억이 밀려오고, 즐겨 찾던 식당인 ‘청춘극장’과 ‘오믈레스’도 생각난다. 개그우먼 신보라, 경희대 06학번으로서의 생활은 어땠을까. “학외에서는 가스펠 동호회를 꾸준히 했는데요, 중고등학교 때 적극적으로 지낸 것에 비해 대학에 와서는 농활이나 국토대장정 한 번 못가보고 공부만 했던 게 한이 됐어요.” 
동기들과 벚꽃 아래서 사진 찍던 기억, 헐떡고개 뛰어 넘다가 다리에 알이 선 느낌, 열람실 좌석을 깜빡하고 연장 안 해서 자리를 비켜줘야 했던 씁쓸함까지, ‘06학번 신보라’에게도 경희에서의 셀 수 없는 추억들이 있다. 학교에 있을 때도 좋았지만 떠나보니 알게 된 점도 마을을 따뜻하게 한단다. “‘경희’라는 같은 공간과 시간을 공유한 사람들과는 학교 밖에서도 끈끈한 것 같아요. 처음 개그우먼이 됐을 때 언론사에 종사하는 선배들에게 연락을 많이 받았어요. 개그우먼으로서의 첫 인터뷰를 해준 기자도 학과 선배였고요, 제 방송을 모니터 해주시는 교수님도 계세요. 아직 한 학기 남아 있지만, 앞으로 저도 자랑스러운 동문이 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려고요.” 떠올리면 돌아가고 싶은 곳, 그 냄새까지도 익숙하게 기억할 수 있는 푸근한 베이스캠프, 신 양이 기억하는 학교였다.


그럼에도, 신보라는 아직 목마르다

 

내가 그 꿈을 이루면 나도 누군가의 꿈이 된다는 말이 있다. 동경했던 무대에 선 신 양에게 딱 어울리는 말인 것 같았다. “신문방송학을 공부하면서 제작만으로는 만족할 수 없겠다는 확신이 들었어요. 직접 나를 표현하고 싶다는 걸 알게 된거죠. 저는 운 좋게 한 번에 시험에 붙어서 다소 수월하게 ‘개그우먼’이라는 이름을 얻게 됐지만, 수차례의 도전 끝에 합격한 동기를 보면 이 이름이 정말로 절실한 이름이구나, 더 열심히 해야겠구나라는 다짐을 하게 돼요. 누군가는 지금도 도전과 실패를 거듭하며 노력중이겠죠. 고생했던 시간이나 좌절했던 시간이 결코 헛된 시간이 아니라는 믿음을 가졌으면 좋겠어요.”
신보라의 도전은 개그우먼에서 끝나지 않는다. “앞으로 더 이루고 싶은 꿈을 구체적으로 정해놓지는 않았어요. 다만 개그가 됐든, 노래가 됐든, 연기가 됐든 간에 제 능력을 후회 없이, 웃음과 감동을 주는 일에 쏟아내고 싶어요. 지금까지 발견해온 ‘나’를 더 발견해서 말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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