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업률은 대학의 역량을 평가하는데 중요 지표로 사용되곤 한다. 그런데 다년간의 대학평가를 통해, 우리학교의 낮은 취업률이 부각돼왔다. 우리학교의 취업률이 낮은 데에는 복합적인 원인이 있겠지만 필자는 그 중에서도 교수, 학생, 직원 등 구성원 모두가 취업에 대한 관심과 인식이 부족하다는 점을 꼽고 싶다. 입학에서 졸업까지 교수와 학생들은 열심히 가르치고 배운다.하지만 그 결실은 무엇인가? 무엇을 위한 열심인가? 이러한 질문에 대해 대답할 수 있는 분명한 목표가 있어야 한다.
하지만 학과 차원에서 취업률에 대한 목표가 없다. 학생 중에서도 대학 4년 동안의 진로계획이 있는 학생은 찾아보기 힘들다. 이런 학생들을 돕기 위해 진로상담교수제를 운영하고 있지만 대부분 형식에 그친다. 취업진로지원처에서는 취업스쿨, 취업진로 상담, 기업 리크루팅, 취업특강, 직무적성검사, 매그놀리아 인증제 등 취업에 관련된 많은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지만,결과는 그동안의 통계가 말해 주고 있다. 2011학년도 취업률 54.5%, 2012학년도 취업률 54.7%, 2013학년도 취업률 52.5%이다. 이것이 현실이다.
요즘은 대학 신입생도 ‘취업 준비생’이라고 칭하고 있다. 가혹한 말일까? 사회에서는 점점 더 많은 역량을 가진 인재를 요구하고 있다. 상식적으로 사회에서 요구하는 역량을 갖추기 위해 일찍부터 준비하는 것이 사회진출에 보다 수월할 것이다. 학점관리는 취업의 기본이다. 학점은 성실함과 역량의 기본이기 때문이다. 학점관리는 신입생 때부터 잘 관리해야 한다. 졸업하게 되면 다른 것은 다 바꿀 수 있겠지만 학점만은 바꿀 수 없다. 신입생 때부터 가혹하게 취업전선으로 몰아붙이는 것 아니냐고 오해할 수도 있겠지만, 그만큼 취업 시장은 녹록치 않다.
‘끝을 보며 계획하라’는 말이 있다. 대학 졸업 후 학생들은 대부분 사회진출을 희망한다. 대학에 들어오려면 대학에서 요구하는 역량을 갖춰야 하듯, 사회에 진출하려면 사회에서 요구하는 역량을 갖춰야 한다. 흔히들 ‘스펙’을 쌓으라고 이야기하지만, 그것보다 핵심적인 역량은 인성이다. 인성함양이 바르지 않은 사람을 어느 기업에서 채용하려 하겠는가? 인적성검사, 서류전형, 면접, 인턴십, 사회봉사 등을 통해 인성과 역량이 갖춰진 사람을 찾는 것이다.
낮은 취업률이 단순히 학생만의 문제는 아니다. 취업에 대해서는 학생보다도 교수님들이 지금보다 더 문제의식을 갖고 적극적으로 생각할 필요가 있다. 학생들이 대학에 들어온 목적이 무엇이겠는가? ‘꿈’을 이루기 위해 입학하지 않았는가? 과연 ‘꿈’을 이루기 위해서는 무엇을 해야 하는가? 연구자의 길을 걷는 학생이 아니라면, 대부분 취업을 택할 것 이다.
필자는 학생들의 사회진출을 위해 ‘책임지도교수제’를 제안한다. 이것은 지금의 진로상담지도교수제를 적극적으로 활용하는 방안이다. 매년 지도교수가 바뀌는 것이 아니라, 학과 교수님이 자신들의 제자를 입학에서부터 취업까지 책임지고 지도하는 것이다. 교수님들께서 연구, 교육,사회봉사 등으로 지금도 어렵고 힘든 것을 안다. 하지만 어렵고 힘들기 때문에 책임지려는 자세가 필요하다. 교수님들이 아니면 누가 제자의 미래를 이끌어 줄 수 있겠는가?
또한 전교생의 ‘멘토링화’를 제안한다. 우리학교는 올해 개교 65주년이 된다. 수많은 동문이 배출돼 각계각층에서 활약하고 있다. 지도교수는 재학생들에게 저학년 때부터 진로를 파악해 그 분야에 활동하는 동문을 멘토로 연결시켜 주는 것이다. 이렇게 할 때 교수, 학생, 동문들의 관계가 역동적으로 연결될 것이다.
대학은 구성원에게 미래에 대한 비전을 제시하는 곳이어야 한다. 취업이 대학의 존재 목적은 아니지만, 학생들이 스스로의 미래를 설계해나갈 수 있도록 도움을 줄 수 있는 공간이 돼야 한다. 다음 칼럼에서는 무작정 낙관하기에는 녹록치 않은 취업 시장의 현실과 학생들이 갖기 쉬운 환상, 하기 쉬운 오해에 대해 알아보고자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