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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5.04.08 11:55: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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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필자는 오현민 학우의 글을 읽으면서 왜 오현민학우가 저리도 흥분해야하는지 도대체 이해를 할 수가 없다. 필자는 학교의 민주적인 의사수렴 체계의 문제를 비판하면서 오현민 학우의 예를 든 것이다. 그것이 오현민 학우이든 누구이던간에 학교에 의사를 표현할 수 있는 길이 있어야한다는 것이 내 글의 요지였다. 오현민 학우의 의견을 학교에서 수렴했다고 해서 학교에서 민주적인 상향식 의사 소통 구조를 가지고 있지 않음을 그 뒤의 글에서 언급하지 않았던가?

  그러나 안타까운 것은 오현민 학우는 학교의 그런 의사 결정 구조의 문제점은 지적하지 않은채, 자신은 남들과 달랐기 때문에, 그리고 자신의 의견은 보편적으로 타당했기 때문에 가능하다고 말을하고 있다. 과연 그럴까? 오현민 학우가 이야기 했다는 수원 캠퍼스 교명문제, 그것은 필자가 기억하기론 1996년부터 계속해서 이어져 왔다. 하지만 그 문제는 2004년인 지금까지도 해결되지 못하고 있다. 그동안 많은 학우들에게 공론화가 되지 못했기 때문이었다. 그러나 한참 정점에 올랐던 2003년에도 그 문제는 해결되지 못했다. 그것은 당시 총학생회의 소극적인 태도에서 기인한다. 그래서 몇 몇 학우들을 중심으로 본교화 추진 위원회가 결성이 되었다. 이에 대해서 학교측에선 어떠한 태도를 취했는가? 오현민 학우의 경우처럼 의사 수렴이 되었는가? 오히려 학교측은 학생들의 대표성을 인정할 수 없다는 태도로 무시하였고, 더욱이 본추위에 참여하고 있는 학생들에게 회유와 협박을 하지 않았던가? 그들이 오현민 학우와 다른게 무엇이 있었나? 그들이 전위적인 투쟁이라도 했었나? 오히려 여론 게시판에 릴레이 운동을 벌이며 온건하게 여론 개진 운동을 하였다. 그렇다면 대안 제시는 하지 못했나? 아니다. 그 당시 본추위에서 나온 의견이 바로 지금도 공론화를 과정을 거치고 있는 캠퍼스 명칭 변경과 중복학과 해소였다.  하지만 학교측은 받아들이지 않았다. 그들의 대안과 운동 방법에 문제가 있어서 재고하다는 것이 아니라 아예 대화 자체를 거절했다.

  그렇다면 이것은 구조적인 모순이 있는 것이다. 그러한 구조적인 모순은 보지 못하면서 단지 '내가 남들과 달랐기 때문에 가능했다'라고 주장하는 것은 오만한 독선일 뿐이다.

  그리고 오현민 학우에게 반문하고 싶은게 있다. 오현민 학우는 누구보다더 더 특별히 경희를 아끼고 사랑한다고 한다. 그래서 구체적인 노력은 한다고 했다. 그런데 도대체 가장 근본적인 우리 학교의 고질병인 민주적인 담론 구조에 관한함은 왜 문제 제기를 하지 않는가? 설마 몇 몇 글("등록금 투쟁을 보는 또 다른 눈"-2004년 2월 9일, "대답없는, 육군보다 못한 경희대에 다시 고함" - 2003년 12월 23일)을 통해서 할 일 다했다고는 하지는 않겠지? 물론 오현민 학우는 특별한 경우로 자신의 의사를 대학 본부에 전달할 수 있는 기회를 가졌다. 그렇다고 우리 학교의 민주적 의사결정 체계가 완성되었다고 보는가? 필자가 오현민 학우가 글의 말미에 남긴 학교 민주화에 관한 문제 의식에 회의를 느끼는 것은 오현민 학우가 지금까지 그런 문제에 대해서는 항상 소극적이었기 때문이다. 서울 총학생회에서 마을버스 요금인하 투쟁을 할때, 왜 학교 식당은 가만두고 영세한 버스업자와 맞붙는냐라며 과감한 비판을 한 적이 있다. 이러한 자신의 주관이 또렷한 사람이 어째서 학교의 문제에 대해서는 의식을 하면서도 그렇게 소극적인가?

  오히려 이에 항의하는 서울/수원 양 총학생회의 투쟁을 전위적이라며 부정적으로 바라본다. 하지만 만일 오현민 학우의 의견이 대학본부의 수렴이 되지 않고, 아무리 좋은 의견을 내어도 학교측에서 무시한다면 오현민 학우는 과연 어떻게 행동 했을지 궁금하다. 앞선 글에도 밝혔다시피 학교측은 학생회와 했던 약속도 일방적으로 파기하고, 예나 지금이나 학생회와 대화조차 거부하고 있는 상황이다. 4년동안 변한게 없는게 아니라 민주적인 학생회가 탄생한지 10여년 동안 학교는 전혀 바뀌지 않았다. 예나 지금이나 학생들을 경희의 동반자로 인식을 하지 않는 것이 바로 학교이다. 경희의 주인이 학생/교직원/교수라는 것은 지극히 당연한 명제다. 그런데 그런 태도를 저버리는 학교에 대해서 더 이상 어떻게 하란 말인가? 꾸준히 여론게시판에 글만 올리는 것은 다수 학우들에게 문제 의식은 심어줄 수 있지만, 근본적으로 해결할 수 있는 방법이 아니다. 구체적인 행동으로 표출이 되어야 한다. 그것이 점거 농성이던, 대학본부 앞에 수 천명의 학우가 모여서 항의를 하는 것이든. 실례로 우리는 여론 게시판에서 수백명의 학우가 본분교 문제 해결하라고 글을 썼지만 학교측은 전혀 고민을 하지 않는 모습을 보지 않았던가? 학교의 반민주적인 작태를 해결할 수 있는 오현민 학우의 구체적인 대안 제시를 기대한다.

  결론은 학내의 민주화를 위해서는 한 사람만의 힘만이 아닌 경희의 모든 학우들의 힘이 필요하다. 그 과정은 문제 의식 -> 문제 제기 -> 구체적인 실현이라고 생각을 한다. 필자는 혼자서 학교에 상대를 하는 것 보다, 필자가 지닌 문제 의식을 많은 이들과 공유하며 그것이 다수 학우의 힘으로 표출되길 기대하며서 이곳 음지에서 글을 쓰고 있는 것이다. 다행이 지금 경희는(특히 수원은) 그 가능성이 보이고 있다. 예전에는 학교를 질타하는 글을 썼을땐 "싫으면 니가 학교를 떠나라"라는 식의 리플이 주르륵 달렸으니깐. 그러한 작업이 필자는 분명히 가치 있다고 본다. 오히려 혼자서 학교에 직접 의사를 개진하여 반영 시키는것은 학내의 민주화를 더욱더 도태시킬 위험이 있다고 본다. 그것은 다수 경희의 의사가 아닌 결국 필자 한 사람의 의견일 테니깐. 또한 필자는 처음부터 음지에 있지 않았다. 군입대전 다년간 양지에서 활동을 했었다.(그땐 여론 게시판이 없어서 학내 대자보를 활용하고, 직접 학과 사무실과 교수들도 찾았다.) 그 결과는 학교측의 회유와 유형 무형의 차별 뿐이었다. 학교 생활 한 학기 남은 지금, 필자는 더 이상의 계란으로 바위치기는 하기 싫다. 음지에서 그 큰바위를 깨진 못하더라도 모두 계란으로 뒤집어 씌울 다른 계란들과 연대하고 싶다. 정작 그것이 내가 학교에 있는 동안 실현되지 못하더라도, 그 이후에도 쭉 이어졌으면 하는 것이 필자의 바램이다.

우리는 음지에서 하고 양지를 지양한다
2004년 2월 15일 지하논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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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5.04.08 11:55: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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